성남블렌드: 나만의 커피 블렌딩 프로젝트는 도시를 맛보는 나만의 방법에 대한 생각에서 출발하였다. 내가 사는 도시, 즉 우리 동네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매개체로서 미각을 떠올렸고 이를 한 잔의 커피에서 출발하기로 한 것이다. 매일같이 마시는 커피에서 나의 취향을 생각해보고, 우리 동네를 어떤 맛과 향과 상징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원두를 블렌딩하여 그 맛을 담고, 완성한 동네 블렌드를 선물하는 시간으로 만들어가고자 한다.
블렌드 이매를 시음하는 것으로 수업을 시작한다. 김희조 대표는 1기 수업에서 영감을 받아 블렌드 이매가 나오게 되었음을 간략히 설명한다. 크레센도 카페가 있는 이매동, 그 인근의 탄천, 초록의 싱그러움을 에티오피아를 중심으로 담았다는 것이다.
신맛, 상쾌한 맛, 과일향
이것이 김희조 대표가 생각하는 ‘우리 동네, 이매’의 맛이다. 참여자들은 설명과 시음을 통해 본 수업의 취지를 이해한다. 이후 간략한 이론 설명이 이어진다.
1. 커피의 이론
블렌딩이란 원두를 혼합하는 것을 말한다. 본 강좌에서 블렌딩이란 내 취향에 맞는 커피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나, 나의 취향, 내가 좋아하는 맛을 생각해보는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이어서 커피의 품종, 커피벨트, 원산지, 가공법, 라벨 읽는 법을 간략히 소개한다. 상반기에 진행된 1기와 달리, 하반기에 진행되는 2기에서는 원두의 변화가 있다. 브라질, 콜롬비아, 과테말라, 에티오피아라는 4개 원산지는 그대로이나 농장의 변화가 생겼다. 커피가 농산물이다보니, 상반기 하반기의 출하량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커피의 맛을 표현하는 방법으로서 향, 향미, 입안에 남는 맛, 신맛, 조화, 단맛, 바디감 등의 표현들이 있음을 이해한다.
2. 원두 시음
참여자들은 4종의 싱글 원두를 블라인드 테이스팅한다. 이 테이스팅의 목표는 싱글 원두를 판별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원두가 지닌 향과 맛, 촉감에 집중해보고 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적어보는 것이다. 앞서 이론에서 배운 커피의 향, 바디감, 신맛, 그 외 다양한 맛을 적는다. 그리고 내 취향이 어느 커피에 가까운지도 적어본다.
± 브라질 모지아나 내추럴
Brazil Mogiana Natural
지역: 모지아나
품종: 레드 카투아이
재배고도: 1,300m
가공방법: 내추럴
± 콜롬비아 나리뇨 라 유니온
Colombia Narino La Union
지역: 나리뇨, 라 유니온
품종: 카스티요, 콜롬비아
재배고도: 1,600~1,900m
가공방법: 워시드
± 과테말라 산 페드로
Guatemala San Pedro
지역: 코반
품종: 카투라, 카투아이
재배고도: 1,700m
가공방법: 워시드
± 에티오피아 쉬파로우 내추럴
Ethiopia Shiferaw Natural
지역: 웨기다, 이르가체떼
농부: 위파로우 쿠르세
품종: 쿠르메
재배고도: 1,948m
가공방법: 내추럴
3. 대화
메모한 내용을 각자 돌아가며 이야기한다. 같은 원두를 맛보면서도 무난하다고 느끼거나 반대로 강렬하다고 느끼기도 하고, 커피에서 느낀 탄맛을 누룽지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 커피로 아침을 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치즈케이크와 함께 마시고 싶다는 욕구를 느낀다. 하나의 원두를 마시고도 누군가는 복잡한 맛이 난다, 혹은 단맛이 난다고 표현한다. 심지어 나는 이 커피는 다시 먹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다른사람은 이것이야말로 나의 커피라고 느끼기도 한다,
4. 우리 동네의 맛
참여자들은 각자의 동네를 소개하고, 우리 동네라고 하면 떠오르는 풍경을 적어본다. 그 풍경에서 느껴지는 감정도 아울러 적는다. 그 외에 소리, 촉감도 가능하다면 적는다. 이를 통해 우리 동네의 맛에 대해 생각해본다. 탄천과 율동공원의 즙이 많은 메론맛, 연그린의 맛, 평화로운 누룽지의 맛이다. 질리지 않고 탈 없이 먹는 맛, 아늑하고 포근한 카스테라의 맛, 구름맛, 싱그럽고 깔끔한 청귤의 맛이다. 보들보들 말랑말랑한 맛. 재잘재잘하는 소리. 콩콩콩콩 뛰는 강아지와 느릿느릿하는 어르신들이 걸어가는 풍경의 맛, 아름답지 않은 새소리, 모든 새를 이겨버리는 까치의 깍깍대는 소리가 생각나는 맛.
다음 시간에는 각자의 동네가 가지는 맛을 정리하고, 원두 블렌딩을 통해 자신이 상상한 맛을 실제로 구현한다.